[절세가인] 임직원의 주식보유 세법상의 ‘명과 암’
회사를 설립하거나 회사를 경영하면서 회사발전을 위한 동기 부여, 노사관리 차원에서 임직원에게 주식을 증여하기도 하고, 신주를 발행할 때 주주로 참여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규모가 큰 회사에서는 우리사주제를 도입하여 임직원에게 주식을 배분하기도 한다. 이러한 취지는 근로자의 근로의욕 증진, 기업생산성 향상, 노사협력 제고, 기업의 자본조달, 소유분산 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임직원이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게 되면 주주로서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회사발전을 위한 의사를 표시할 수도 있고, 장부 열람권과 자료요구권 등의 주주권 행사를 통해 내부감시자로 경영자의 경영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므로 기업의 경영투명성 확보도 기대할 수도 있다.
규모가 영세한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임직원의 장기근속을 기대하고 주식을 임직원에게 나누어 주거나 창업을 할 때 주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판단된다. 중소기업에서는 유능한 직원이 이직하게 되면 회사에서는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기도 어렵고 애써서 키운 인재가 퇴사하는 것이 회사에서는 큰 손실이 되므로 주식으로 임직원을 붙잡고 싶지만 기대와는 달리 장기간 근속하지 않고 새로운 회사를 창업하거나 대기업으로 이전하는 경향이 높다.
임직원이 주식을 보유하고 나서 회사의 경영이 원활하여 매년 배당할 수 있다면 다행일 수도 있으나 그렇지 못한 기업에서는 퇴사하는 경향이 더 높고, 임직원이 퇴사할 때는 주식을 정리하고 싶지만 인수하겠다는 사람도 나타나지 않아서 장기간 방치되기도 하고, 일부 기업에서는 퇴사한 지 오랜 주주의 주식이 정리되지 아니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일부 양심적인 기업에서는 주주가 퇴사할 때마다 감자를 통하여 정리했다가 나중에 주식이동조사에서 지배주주에게 증여세가 부과되는 사례도 발생한다.
임직원이 주식을 보유하도록 하는 것은 회사발전을 위하여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으나 세무상으로는 어려운 일들이 발생하여 순수한 의미에서 시작한 것을 후회하는 기업주들이 많이 있다. 이에 따라 비상장법인에서 임직원에게 주식을 증여하거나 저가로 배정할 때 고려사항과 절세전략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한다.
◎ 임직원 명의 주식과 관련된 문제점
임직원이 근무하는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게 되면 애사심을 기대할 수 있어서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을 기대하기도 하고, 협조적 노사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서 회사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은 잦은 이직으로 당초 기대와는 달리 임직원이 보유하던 주식을 정리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비상장주식은 자유롭게 매매되지 않기 때문에 퇴직하고 나갈 때는 주식을 처분하지 않으면 회사의 경영권을 보유하지 않는 한 배당을 하지 않으면 주식의 재산적 가치는 별 의미가 없게 된다. 이런 비상장주식의 한계 때문에 퇴직하는 임직원이 헐값에 다른 임직원에게 처분하기도 하지만 처분하지 못하고 퇴직할 때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주식 보유 자체를 까맣게 잊고 지내게 되고, 회사에서도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주주명부에 그대로 올려놓기도 한다.
일부 기업의 경우에는 퇴직하는 임직원의 주식을 취득하려는 사람이 없어서 감자를 통하여 주식을 정리하는 사례도 있다. 세법에서 정하고 있는 평가액으로는 거래하기도 어렵고,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대부분 ‘출자에 의하여 지배하고 있는 법인’에 해당하여 퇴직하는 임직원과는 지배주주는 특수관계가 성립하여 세법에서 정하는 평가액보다 낮은 가액으로 감자하는 경우에는 회사의 지배주주에게 증여세가 부과되기도 한다.
창업자가 사망하기 직전에 임직원에게 주식을 증여한 것이 문제가 된 사례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재산을 증여받으면 그 재산을 증여받은 사람이 증여세를 부담하게 되고, 그 증여자가 사망하면 그 증여재산가액은 상속재산가액에 가산하여 상속세로 과세하고, 이미 납부한 증여세는 상속세에서 공제하게 된다. 이러한 과세방식으로 증여자가 사망하기 일정 기간 내에 증여한 재산을 합산하여 과세하더라도 상속인이 아닌 사람은 유증이나 사인증여로 재산을 취득한 경우가 아니라면 상속세 납세의무는 없다. 이에 따라 임직원은 낮은 세율로 증여세를 납부하고 상속인들에게는 임직원에게 증여한 주식가액을 합산 과세하여 높은 상속세 세율이 적용될 때 임직원이 부담한 증여세율과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세금은 모두 상속인이 부담하게 되어 낭패를 겪는 일도 있다.
무엇보다도 임직원 명의로 주식을 명의개서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명의신탁주식이다. 법인이 사업을 하다가 그 법인이 세금을 납부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 회사의 주식을 50% 초과하여 보유하고 있는 과점주주에게 제2차 납세의무가 있어서 이를 회피하기 위하여 임직원 명의로 주식을 맡겨놓는 경우 등이 있다. 이러한 경우에 임직원이 퇴사하게 되면 다른 임직원 명의로 매매를 가장하여 명의를 변경하기도 하고 있으며, 이와 같이 임시방편으로 임직원끼리 명의개서하는 경우에는 새로운 명의신탁에 해당되어, 또 다른 증여세 과세대상이 되기도 한다.
◎ 절세전략
중소기업의 경영자들은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주식을 증여하기도 하고 저가로 주는 의도는 순수하고 편리한 일이다. 회사의 설립 초창기에는 임직원들이 만족할 정도로 급여를 지급할 여력이 없어서 주식으로 선심을 쓸 수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 필자가 겪어본 사례들에서는 주식으로 임직원을 관리하는 유인책으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주식은 회사의 경영권과 함께 재산권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회사의 영업활동의 결과는 주식의 가치에 반영된다. 이러한 재산적 가치가 있는 주식을 증여하거나 처분을 할 때, 증자, 감자, 합병 등을 할 때와 같은 주식이동을 할 때 재산의 무상이전의 효과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증여세 납세의무가 발생하고, 처분에 따른 차익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예외가 없는 한 비상장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 그 거래가액에 대해서는 증권거래세납세의무가가 발생한다. 종업원 유지관리 차원에서 시작하는 주식 증여 등은 장기적으로 고려할 사항으로서, 주식의 명의를 순간적인 판단에 따라 이리저리 옮기는 것은 세무상 어려운 점이 발생할 수 있고, 가업승계를 하는 데도 장애가 될 수 있으므로 심사숙고하여 결정할 사항이다.
[김완일 세무사 프로필]
△ 세무법인 가나 대표세무사
△ 기재부 세제실 국세예규심사위원회 위원
△ 서울지방국세청 재산평가심의위원회 위원
△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세법학회 부회장
△ 코스닥협회 자문위원회 위원
△ '비상장 주식평가 실무' 저자
김완일 세무사 (sejung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