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 컨설팅 교실 ⑪]꼬마빌딩 증여와 셀프(self) 감정평가
필자는 1991년 제28회 세무사시험에 합격하여 1993년 세무사를 개업한 이래 세법연구와 더불어 국세공무원교육원과 대학 등에서 강의와 세무서적의 출간, 학회와 세무사회에서 실무사례를 발표하여 왔다. 아울러 세무사제도 발전과 세무사의 권익신장을 위하여 한국세무사고시회장과 서울지방회 연구이사와 한국세무사회 연구이사와 부회장 등으로 공인회계사의 세무사자동자격폐지 등의 숙원을 성취하는데 기여했다. 특히 2017년에는 본회 세무사제도 담당부회장을 역임하면서 세무사회 58년 숙원이었던 변호사의 세무사자동자격을 폐지하였다. 그동안 세무서적의 출간과 학회와 세무사회의 발표와 각종 강의 등을 하면서 다양한 실무사례를 접하였다. 그동안 경험한 사례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세무서비스시장의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날로 세무사사무소 운영이 힘들어 지는 회원들이 세무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절세 컨설팅 사례와 컨설팅 요령을 세무사신문에 연재기획으로 담아보려 한다.<편집자>
■ 꼬마빌딩에 대한 평가방법 개선 동향
최근 주택 수요에 따른 규제 여파 등으로 서울의 경우에는 30억원에서 50억원 정도하는 건물, 이른바 ‘꼬마빌딩’을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향이 있다.
꼬마빌딩 증여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에 따라 평가할 때 개별 건물에 해당하므로 사례가액을 확인할 수 없어 시세보다 저평가되는 기준시가로 평가되는 점에 착안하여 절세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평가방법의 불합리한 점을 활용하여 적은 세금으로 ‘건물주’가 꿈이라고 하는 청소년들의 로망이 실현될 수 있게 해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꼬마빌딩 증여에 대해 과세당국에서는 2020년부터 실제 가치를 반영하여 과세하려고 감정평가를 위한 예산까지 편성하였다고 하는 보도가 있었고, 이러한 뉴스를 접한 사람 중에는 하루빨리 꼬마빌딩을 자녀 등에게 증여하기 위하여 세무사들에게 증여세 예상세액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치게 되었다.
개별 건물을 증여할 때 사례가액이 존재하지 않아 세법에서 정하고 있는 기준시가를 적용하여 신고하였을 때 과세당국에서 이를 부인하고 감정기관에 평가를 의뢰하여 생산한 감정가액으로 결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시원한 답변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상속세나 증여세는 정부부과과세제도로 과세하는 세목이므로 현행 세법으로도 과세당국이 감정평가를 의뢰해서 과세할 수 있다고 하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새로운 입법 보완 없이는 감정을 의뢰하여 평가할 수 없다고 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필자도 상속·증여재산평가를 전문으로 하다 보니 동료 세무사들로부터 질문을 자주 받게 되고, 이에 대해 세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신고기한 이후에 과세당국이 감정평가를 의뢰하여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난 2020.01.06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입법 예고가 있었으나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와 관련한 내용은 없었고, 평가심의위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에 ‘건물, 오피스텔 및 상업용 건물 가치의 산정ㆍ고시를 하기 위한 자문’을 추가하는 내용만 있을 뿐이어서 궁금증이 더 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꼬마빌딩에 대한 평가방법과 신고기한 이후의 감정가액의 적용 가능성, 그리고 세무사들의 감정가액 활용방안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한다.
■ 상속·증여재산에 대한 감정가액 적용기준
상속세나 증여세가 부과되는 재산의 가액은 상속개시일 또는 증여일(평가기준일) 현재의 시가(時價)에 따른다. 시가는 불특정다수인 사이에 자유로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을 말한다.
시가의 개념에 따라 시가는 평가기준일 전후 6개월(증여의 경우에는 평가기준일 전 6개월부터 평가기준일 후 3개월, 이하 ‘평가기간’) 이내의 기간 중에 발생한 매매등의 사례가액이 있으면 이를 우선 적용하고, 그 다음으로 평가기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기간으로서 평가기준일 전 2년 이내의 기간 중 발생한 사례가액이 있는 경우에는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면 이를 시가에 포함시킬 수 있다.
또한 평가기간 이외의 기간에 발생한 사례가액도 지난 2019.02.12. 상증세법 시행령의 개정으로 신고기한 경과 후 상속세의 경우에는 9개월, 증여세의 경우에는 6개월의 과세표준 결정기한까지 기간 중 발생한 경우에도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를 시가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그 범위를 확대하였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사례가액이 확인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세법에서 정하고 있는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평가하게 된다.
일부 평가전문가들은 이러한 세법개정으로 과세당국이 직권으로 납세자가 신고한 내용에 대해 감정기관에 의뢰하여 평가한 가액으로 시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으로 기고하기도 하고 있다.
감정가액은 상증세법에서는 원칙적으로 둘 이상의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의 감정가액이 있는 경우에는 그 평균액으로 하고, 이러한 감정가액도 상증세법에서 규정한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평가한 가액과 해당 재산과 유사한 재산의 사례가액의 90% 중 적은 금액(기준금액)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세무서장등이 다른 감정기관에 의뢰하여 재감정할 수도 있다.
또한 납세자가 신고한 감정가액이 기준금액 이상인 경우라고 하더라도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감정평가목적 등을 감안하여 그 감정가액이 부적정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도 재감정할 수 있다(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제2호).
그동안 적용하였던 감정가액은 저가 감정을 방지하기 위하여 증여세 등을 결정할 때 기준금액 이하로 신고하였거나 부적정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신고기한 이후에 평가기준일 현재를 기준으로 재감정할 수 있었다.
한편, 납세자들이 소급감정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2014.02.21. 상증세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가격산정기준일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이 모두 평가기간 이내일 것으로 요건으로 하였다(상증세법 제49조 제2항 제2호). 다른 한편으로는 평가기간 이외의 기간으로서 평가기준일 전 2년 이내에 이미 발생한 감정가액이 있는 경우에도 이를 시가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납세자가 신고한 감정가액에 대해 재감정 여부를 판단하였던 관행과는 달리 과세표준 결정기한까지 사례가액 인정 기간이 확대되었다고 하여 납세자가 기준시가로 신고한 내용을 부인하고 과세당국이 감정기관에 의뢰하여 생산한 감정가액으로 결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다.
■ 납세자 신고내용에 대한 과세당국의 감정가액 적용과 과제
과세당국에서는 2005년부터 평가기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기간으로서 평가기준일 전 2년 이내의 기간 중 매매등의 사례가액을 평가심의위원회에 심의를 거쳐서 시가에 포함하도록 하였고, 그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2019.02.12.부터는 평가기간이 경과한 이후부터 상속세 또는 증여세 결정기한까지의 기간 중 발생한 사례가액도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가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하였다(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이러한 규정을 법문대로 해석하면 상속세 또는 증여세 결정기한까지의 기간 중 발생한 감정가액도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기만 하면 시가로 볼 수 있다고 규정하는 이상, 과세당국이 감정기관에 의뢰하여 새로 생산한 감정가액도 시가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과세당국도 실제 가치를 반영하여 과세하려고 감정평가를 의뢰할 예산까지 편성하였다고 하는 언론 보도가 있었음에도 법령개정의 움직임이 없는 것을 감안하면 평가기간 이후에 생산한 감정가액도 시가에 포함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행 상증세법에서 납세자가 감정가액을 적용할 때는 가격산정기준일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은 평가기간 내에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어 납세자가 증여세 등을 신고할 때에는 평가기간 내에 감정기관에 평가를 의뢰하여 감정을 받아야 한다.
과세당국도 그동안은 이미 발생하였거나 납세자가 감정평가목적 등을 감안하여 기준금액 이상으로 적정하게 신고하는 경우에는 감정기관에 재감정을 의뢰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사례가액 적용 범위를 증여세 등의 과세표준 결정기한까지 확대하였다고 하여 입법적 보완도 없이 새로운 사례가액을 생산하여 시가에 포함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납세자는 평가기간 이전에 이미 발생한 사례가액이 없는 한 세법에 정하고 있는 기준시가로 신고한 이후에 감정기관에 평가를 의뢰하여 신고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과세당국이라고 하여 신고기한 이후에 납세자가 감정가액으로 신고하지 아니한 경우에 대해 감정가액을 생산하여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뿐만 아니라 예측가능성 측면에서도 타당하지 않다.
사례가액의 적용에 대한 입법례를 보면, 평가기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기간으로서 평가기준일 전 2년 이내의 기간 중 발생한 사례가액의 적용과 관련하여 당초에는 처분청만 평가심의위원회에 자문을 신청할 수 있었다.
이런 규정은 납세자와의 형평성 측면에서 타당하지 아니하여 필자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였고,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2016.02.05. 상증세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납세자도 심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에서 알 수 있다.
소급감정에 대해 대법원에서는 ‘시가’란 원칙적으로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 교환가격을 의미하지만 이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도 포함하는 개념이므로 거래를 통한 교환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의 감정가격도 ‘시가’로 볼 수 있고, 그 가액이 소급감정에 의한 것이라 하여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다.
법률에서 위임도 없이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2항 제2호를 통해 납세자에게 소급감정을 배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번 기회에 과세당국이 신고기한 이후에 평가기관에 감정을 의뢰하려면 납세자에게도 소급감정을 허용하는 규정의 개정이 필요하다. 나아가 납세자가 성실하게 납세의무를 이행한 이후에 평가와 관련하여 증액 과세하는 경우에는 과소신고가산세는 감면하고 있다. 반면에 납세자가 증여를 하고 신고할 때 예상세액보다 더 납부할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감정기관에 감정을 의뢰하여 증액 결정함에 따라 발생하는 납부불성실 가산세에 대한 감면규정은 없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정비도 함께 하여야 할 것이다.
■ 감정가액의 적극적 활용방안
그동안 사례가액은 해당 재산에서 발생한 경우에만 적용하던 것을 2004년부터는 해당 재산과 유사한 재산의 사례가액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2005년부터는 평가기준일 전 2년 이내에 발생한 사례가액도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어서 지난 2019.02.12. 개정된 시행령에서는 신고기한 이후의 사례가액도 시가에 포함할 수 있도록 하여 예측가능성에서 부담을 느낀 세무사들의 우려 속에 시행이 되었다.
이러한 과세당국의 사례가액 적용 범위 확대 노력에도 꼬마빌딩을 부모가 취득하고 2년이 경과한 이후에 자녀에게 증여하면 기준시가로 평가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 대해 과세당국이 실제가치에 근접한 가액으로 과세하기 위해 꼬마빌딩 증여에 대해 감정가액으로 평가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과세당국이 무리하게 시도하는 밑바탕에는 재산의 평가방법과 세금을 부담하는 시기 등에 따라 부담하는 세액이 달라지는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방식도 그 원인의 하나이다. 이러한 자본이득 과세방식으로 현명한 납세자는 자본이득이 많이 발생한 부동산은 양도하지 않고 증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한편, 기준시가를 적용하는 것이 반드시 납세자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므로 취득 이후 단계의 과세에 대해서도 동시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 상속세나 증여세의 경우에는 소득세율보다 한계세율이 낮게 적용될 수도 있다.
소득세의 경우 5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지방소득세를 포함하여 46.2%로 과세되는 반면에, 상속세나 증여세의 경우에는 5억원에서 10억원 사이 구간에서는 30%, 10억원에서 30억원 사이 구간에서는 40% 세율로 과세된다.
이러한 경우를 고려하여 상속세가 미달 되거나 증여세 한계세율이 낮게 적용되는 단계에서는 적극적으로 감정기관의 평가를 의뢰하여 감정가액으로 신고하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절세방법이 될 수 있다.
※ 김완일 세무사
-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 행정안전부 지방세발전위원회 위원
- 국세청 재산평가심의위원회 위원
-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765호(20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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