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가인] 상속세 재원이 없다면 '감자(減資)'의 한수를
◎ 가업승계 및 가업상속 현황
정부에서는 기업주가 장기간 쌓아온 사업상 기술·경영노하우를 자녀 등에게 승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하여 생전 가업승계를 지원하는 가업승계에 대한 증여세과세특례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상속이 개시되었을 때에는 상속세 납부 부담을 없애는 대신에 나중에 처분할 때 납부하도록 하는 이월과세를 하도록 하고 있다.
가업승계에 대한 증여세과세특례제도는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가업에 해당하는 주식을 생전에 자녀 등에게 증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하여 증여세 부담을 완화해 주는 제도로서, 증여세 과세가액을 100억원을 한도로 하여 5억원을 공제한 금액에 10% 세율로 과세하되, 증여세 과세표준이 3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초과금액에 대해서는 20%의 세율로 과세한다. 그리고 추후에 증여자가 사망하여 상속이 개시되었을 때 가업상속공제의 요건에 해당하면 가업상속공제도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사업주가 상속이 개시되었을 때 가업상속을 지원하기 위한 가업상속공제는 사업영위기간에 따라 최대 5백억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제도가 있음에도 가업승계 또는 가업상속공제가 저조한 이유는 가업승계 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사후관리의 불확실성, 비사업용 자산이 많은 경우 등이 있다. 무엇보다도 직접적인 이유는 미래적으로 발전가능성이 희박한 경우, 즉 주식의 평가액이 미래적으로 현재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가업승계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제도는 2014년에 106건, 2015년에 76건, 2016년에 130건이 결정되었고, 가업상속공제는 2014년에 68건, 2015년에 67건, 2016년에 76건이 결정될 정도로 신청이 저조하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장기간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주는 일반적으로 자녀 등에게 사업의 승계를 원하고 있음에도 가업승계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제도 또는 가업상속공제의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장래 상속이 발생하였을 때 상속세 납부재원마련이 관심의 대상이 된다. 그 중에서 감자의 방법을 통하여 상속세 납부재원 마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감자에 대한 과세문제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잘못된 감자를 할 경우에는 증여세 또는 종합소득세 과세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감자에 대한 과세원리와 절세방안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한다.
◎ 감자와 관련된 세금 문제
감자란 자본감소의 감소를 줄여서 말하는 것으로서, 주식회사나 유한회사 등의 회사가 분할・합병 등을 목적으로 자본총액을 줄이거나 사업내용의 축소 등으로 불필요해진 회사 재산을 사원이나 주주에게 반환하기 위하여 행해지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상속세 납부재원 등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권장하는 감자는 회사의 재산을 유출하여 주주에게 지급한다는 점에서 회사재산이 손실에 의하여 자본액을 밑돌 때 결손을 메우고 장래의 이익배당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형식적인 감자와는 다르다.
회사의 재산이 주주 등에게 반환되는 실질적인 감자를 할 때 이에 따른 개인 주주에 대한 세금은 증여세와 소득세로 한정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감자에 따른 증여세는 감자 당시의 평가액대로 감자를 하거나 지분비율대로 균등하게 감자하면 증여세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가보다 저가 또는 고가로 감자를 하면서 지분율의 변동이 발생하는 불균등 감자를 할 때에는 개인 주주에게는 증여세와 배당에 따른 소득세 과세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감자를 할 때 증여세 과세문제는 주식의 보유비율대로 감자를 하지 않고 특정한 주주가 감자에 참여할 때 발생하는데, 소각에 참여하는 주주가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감자대가를 지급받을 때에는 시가와의 차액을 남아 있는 주주에게 증여하는 결과가 발생하여 증여세 과세문제가 발생한다. 반대로 시가보다 높은 가액으로 소각대가를 지급하면 그 때는 소각에 참여하는 주주는 그 차액만큼 이익을 얻게 되는데, 이 때는 남아 있는 주주가 소각에 참여한 주주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소각대가와 취득가액과의 차액은 배당을 받은 것으로 보아 의제배당으로 소득세를 과세한다. 다만 주식의 평가액이 액면가액보다 낮은 경우에 액면가액의 범위 내에서 평가액보다 높은 가액으로 소각대가를 지급하면 의제배당으로 과세할 수 없으므로 그 차액에 대해 증여세로 과세한다.
예를 들어 1주당 평가액이 5만원인 주식을 1만원에 감자하면 1주당 4만원을 남아 있는 주주에게 나누어 주는 결과가 발생한다. 이 경우에는 남아 있는 주주에게 증여세 과세문제가 발생하고, 이와는 반대로 액면가액이 1만원인 주식을 5만원에 소각하면 4만원만큼은 감자에 참여하는 주주가 배당을 받는 결과가 발생하여 의제배당으로 과세한다. 한편 의제배당은 자본의 감소로 인하여 주주가 취득하는 금전 등이 그 주식을 취득하기 위하여 사용한 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을 말하는 것이므로 상속 또는 증여로 취득하고 그 가액으로 감자하면 의제배당은 발생하지 아니한다.
◎ 절세전략
일반적으로 기업에서는 배우자나 자녀에게 증여세 납부재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감자의 방법으로는 배우자나 자녀에게 증여하였다가 추후에 상속이 개시되었을 때 평가액대로 감자를 하는 방법을 고려하기도 한다. 또한 기업주가 장기간 쌓아온 사업상 기술·경영노하우를 자녀 등에게 승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지만 가업상속공제의 요건, 사후관리 요건에 대한 불확실성, 비사업용 자산을 과대하게 보유하는 경우 등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하여 가업상속공제가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현재 주식의 평가액보다 장기적으로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법인으로서 예금 등의 유동자산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의 경우에는 감자의 방법을 활용하여 상속세 납부재원을 충당할 수 있다.
상속세 납부재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비상장주식을 처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것은 시장성이 없어서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세당국에서는 비상장주식의 물납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감자의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감자의 경우에는 취득가액보다 높은 가액으로 감자를 하면 의제배당으로 과세될 수 있으나 상속을 받은 시점의 평가액대로 감자하면 의제배당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세금의 부담없이 상속세 납부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감자의 전제조건으로 회사에서 감자에 따른 지급할 재원이 충분하고 감자를 하더라도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따라서 상속받은 주식을 감자를 통하여 상속세 납부를 하려면 사전에 유동성 있는 자산의 확보가 전제되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기업주를 피보험자로 하여 사망하였을 때 사망보험금을 수령하여 유상감자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
[김완일 세무사 프로필]
△ 세무법인 가나 대표세무사
△ 기재부 세제실 국세예규심사위원회 위원
△ 서울지방국세청 재산평가심의위원회 위원
△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세법학회 부회장
△ 코스닥협회 자문위원회 위원
△ '비상장 주식평가 실무' 저자
김완일 세무사 (sejung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