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가인] 법인전환을 유인하는 양도소득세 이월과세의 함정
◎ 개인기업의 법인전환
우리 주변에서 회사를 상대로 개인사업자의 법인전환을 권장하는 영업활동을 자주 보게 된다. 개인사업자는 법인사업자보다 납부하는 세금이 많으므로 법인전환하면 주식이동, 이익잉여금 등을 활용으로 절세할 수 있고, 부동산 임대업을 하고 있는 경우에는 소유지분을 배우자와 자녀로 나누면 누진과세를 피할 수도 있으며, 대출이자, 인건비, 접대비, 복리후생비 등의 경비지출에 대해 세무 간섭을 덜 받으니 유리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부자증세로 최고세율이 42%로 적용되고,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46.2%의 세금을 납부하므로 법인전환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법인전환 할 때는 사업용 고정자산을 현물출자하거나 사업양수도방법 등으로 하면 절세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필자도 현물출자방법에 의하여 법인전환을 하면 추후에 자녀에게 상속이나 증여할 때 이월과세에 따른 양도소득세는 법인의 부채로 공제되어 주식평가액이 낮아지므로 절세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적이 있었다. 비상장주식평가 전문가로서 조세심판원에서 비상장주식을 평가할 때 개인이 법인에 사업용 고정자산을 현물출자 할 때 발생하는 양도소득세는 추후에 양도할 때 법인이 납부하므로 법인의 부채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고 결정한 것은 당연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법인설립일로부터 5년 이내에 승계받은 사업을 폐지하지 않거나, 법인전환으로 취득한 주식의 50% 이상을 처분하지 않는 경우에는 법인이 해당 사업용 고정자산을 양도하는 날이 속하는 사업연도에 양도소득세 이월과세액 및 지방소득세를 법인세 등으로 납부하여야 하나, 그 발생여부가 불확실함에 따라 부채로 계상하지 않았다고 하는 회계사의 감사보고서를 인용하며 법인의 부채로 인정하지 않는 결정이 있었고, 최근에는 고법에서도 최소자본금 기준을 판단할 때 양도소득세 상당액을 부채로 인정하지 아니한 판결이 있었다.
법인이 사업용 고정자산을 현물출자 받으면 추후에 그 자산을 처분할 때에는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할 의무는 엄연히 존재함에도 여러 가지 이유를 제시하면서 해당 법인의 부채를 부인하는 심판원의 논리는 매우 궁색하다. 그럼에도 이런 심판원의 결정이나 법원의 결정이 지속된다면 사업용 고정자산과 관련한 대한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원리는 재검토되어야 한다.
이에 사업용 고정자산을 다량 보유한 개인사업자가 설립된 법인에 현물출자 등을 통하여 법인전환 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와 이에 따른 절세전략을 간략하게 정리한다.
◎ 개인기업의 법인전환에 대한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세법에서는 중소기업의 원활한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하여 양도소득세 과세대상 자산을 설립된 법인에 현물출자 등을 할 때 발생하는 양도소득세는 추후 양도할 때 과세한다. 이것을 양사업용고정자산 도소득세 이월과세라고 하는데, 이월과세(移越課稅)란 개인이 해당 사업에 사용되는 등을 현물출자(現物出資) 등을 통하여 법인에 양도하는 경우 이를 양도하는 개인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과세하지 아니하고, 그 대신 이를 양수한 법인이 그 사업용고정자산 등을 양도하는 경우 개인이 사업용고정자산 등을 그 법인에 양도한 날이 속하는 과세기간에 다른 양도자산이 없다고 보아 계산한 양도소득산출세액 상당액을 법인세로 납부하는 것을 말한다.
개인이 법인에 사업용 고정자산을 현물출자 등을 하고, 추후에 그 고정자산을 양도하면 그 현물출자 받은 법인은 양도소득세 상당액을 법인세로 납부해야 한다. 다만, 설립된 법인이 설립등기일부터 5년 이내에 거주자로부터 승계받은 사업을 폐지하거나, 거주자가 법인전환으로 취득한 주식의 50% 이상을 처분하는 경우에는 사업용 고정자산을 양도한 거주자에게 납부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최소 자본금의 규모도 해당 사업을 영위하던 자가 발기인이 되어 법인으로 전환하는 사업장의 순자산가액 이상을 출자하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에 최소 자본금의 규모를 규정하는 순자산가액의 범위에 처분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법인세로 납부할 이월과세되는 양도소득세 상당액은 이미 확정되어 있음에도 법인의 재무상태표에 어떻게 표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이에 대해 최근의 심판원 결정이나 법원의 판결을 보면 비상장법인의 순자산가액을 계산함에 있어 차감하거나 가산하는 자산 또는 부채는 모두 확정된 자산 또는 부채임을 전제로 하고 있고, 양도소득세 이월과세액은 법인이 개인으로부터 현물출자받은 사업용고정자산 등을 제3자에게 양도할 때 법인세로 납부할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고, 법인의 설립일부터 5년 이내에 법인이 사업을 폐지하거나 이월과세를 적용받은 거주자가 법인전환으로 취득한 주식의 50% 이상을 처분하는 경우에는 거주자가 납부할 양도소득세로 확정되는 것이라는 이유로 법인의 부채로 인정하지 않는 결정을 반복하고 있다.
부채로 인정하지 않는 핵심은 법인 전환시점에 이미 이월과세되는 양도소득세는 확정되어 있지만 5년의 경과 여부에 따라 납부주체가 다르고, 처분하는 시점이 확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종업원의 퇴직시기가 확정되어 있지 않았다고 하여 퇴직금 추계액을 부채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월과세되는 양도소득세 상당액의 부채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명확한 입법 정비가 필요하다.
◎ 절세전략
사업용 고정자산을 현물출자 등을 통하여 법인전환하면 당장은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아서 절세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개인이 보유하던 양도소득세 과세대상 자산을 법인에 현물출자 등을 하면 그 이후에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개인이 보유할 때보다 불리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법인이 보유한 사업용 고정자산을 처분하였을 때에는 물가상승을 반영하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가 없어 법인세 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법인세 과세후의 소득을 배당소득으로 실현하더라도 소득세 기본세율이 적용되어 결코 절세된다고 할 수 없다.
한편, 주식의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을 계산할 때도 일반 부동산의 경우와 달리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되지 아니하여 개인이 부동산으로 처분하는 것 보다 유리하다고 할 수 없다. 세율 적용도 주식의 양도소득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중소기업의 주주로서 4%이상 보유하면 대주주에 해당하여 20%의 단일세율이 적용되고, 해당 법인의 주식을 50% 이상 보유한 과점주주가 토지, 건물, 부동산에 관한 권리의 가액이 총자산가액의 50% 이상인 법인의 주식을 3년 이내에 50% 이상 처분할 때 적용하는 과점주주의 주식과 골프장업ㆍ스키장업 등의 업종으로서 부동산의 비율이 80% 이상인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은 특정주식으로 분류하여 기본세율로 과세한다. 이러한 면에서 보면 개인이 양도소득세 과세대상 자산을 법인에 현물출자 등을 하는 것은 반드시 절세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개인이 법인으로 전환하려면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자산은 개인이 보유하고, 그 밖의 자산은 법인에 처분하는 방법으로 법인전환하는 것이 오히려 절세될 수도 있으므로 전문가와 깊이 있는 상담이 필요하다.
[김완일 세무사 프로필]
△ 세무법인 가나 대표세무사
△ 기재부 세제실 국세예규심사위원회 위원
△ 서울지방국세청 재산평가심의위원회 위원
△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세법학회 부회장
△ 코스닥협회 자문위원회 위원
△ '비상장 주식평가 실무' 저자
김완일 세무사 (sejung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