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서비스 고급화로 변화, 지금이 적기
◎ 세금에 대한 조세전문가 동향
최근 들어 양도소득세 수임을 기피하는 세무사를 일컫는 일명 ‘양포세무사’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양도소득세 업무가 어렵다. 양도소득세 업무를 기피하게 된 배경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부동산가격이 폭등하거나 폭락할 때마다 주무부서도 아닌 국토교통부 등에서 세금을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고, 그 해결방안으로 온탕 냉탕의 부동산정책을 주문함에 따라 20여 차례에 걸친 부동산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관련 세법이 개정되어 그 당시의 사정과 입법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올바른 세법 해석이 곤란하다.
이러한 사정으로 관련 세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세무사들은 납세자와 상담하는 것조차도 두려워하고, 더 나아가 양도소득세 업무를 기피하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된다.
반면에 일부에서는 세법의 난해함을 극복하고 이를 활용하여 업무를 특화한 세무사들은 나름의 절세전략을 홍보하면서 오히려 영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다른 세무사들이 기피하는 특수한 사정과 세무서비스에 대한 위험부담으로 고려하여 수수료를 대폭 상향하여 청구함에 따라 호황을 누리는 세무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세법이 지금처럼 난해해지는 것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세무서비스를 고급화할 적기라고 생각된다.
한편, 그동안 세무사가 하는 업무는 장부작성의 대리와 세무조정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회계업무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점점 자동화되어 세무사의 역할이 축소될 것으로 미래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미래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되는 세무서비스시장에 회계학에 대한 과정도 이수하지 아니한 Law School 출신 변호사까지 진입하겠다고 입법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마당에 과세당국에서는 납세자의 편의를 위하여 홈택스에서 종합소득세 신고는 전화 한 통으로 신고가 가능한 ‘전화신고(ARS) 방식’을 도입하고, 미리채움서비스를 제공하여 납세자를 지원하고 있으며, 양도소득세 신고를 지원하기 위하여 부동산 등기자료를 이용한 미리채움서비스를 제공하여 양도소득세의 전자신고와 함께 세액납부까지 원스톱으로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상속세와 증여세의 경우에도 ‘상속·증여재산 스스로 평가하기’ 서비스를 제공하여 전문가에게 지출되는 납세협력비용을 줄이기 위해 납세자가 스스로 세금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세무사들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와 같이 세무서비스시장은 납세자가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프라가 이미 민간시장에서 충분히 구축되어 있음에도 과세당국이 나서서 직접 지원함으로써 세무사는 과세당국과 서비스경쟁을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다른 한편으로는 세무서비스시장의 환경은 날로 세무사들에게 어렵게 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환경의 변화에 따른 마땅한 대응방안도 없이 점점 저가 장부작성 대리로 경쟁하고 있고, 세무신고용 장부를 작성하거나 양도·상속·증여와 같은 신고업무를 하는 이외에 수익확대를 위한 질적인 개선을 위해 노력을 게을리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서울지방세무사회에서는 세무서비스 고급화를 위한 사례를 수집하여 “세무서비스 고급화 요령과 사례”라는 책을 2차례에 걸쳐 발간하고 동영상을 세무연수원에 탑재하였다. 이러한 세무서비스 고급화를 통해 세무사들의 미래 업무영역 확대를 위하여 준비해야 할 과제와 개선방안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한다.
◎ 세무서비스 고급화를 위한 세법 적용
최근에 난해한 세법으로 상담하는 세무사마다 다른 결과를 제공하고 있고, 주택의 양도와 관련해서는 상담하는 세무사에 따라 몇 배의 세액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며, 때로는 세금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까지 예상된다. 그렇다면 사실관계가 같음에도 그것을 계산하는 전문자격사마다 계산한 결과가 다를 수 있고, 이것이 정상적인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같은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세법의 적용원리를 충분하게 이해하고, 그에 따라 적용하는 Solution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요인은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그 사실에 따라 세법을 적용할 때 납세자에게 유리한 방법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절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국가 재정지출의 확대로 소득세 등에 대한 최고세율이 인상되었고, 다양한 분야에서 세금 부담을 강화하는 개정이 잇따름에 따라 조세전문가들 사이에는 다양한 절세방안을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 취득세를 강화하여 증여를 억제하고 있지만 양도차익이 크게 발생하는 부동산의 경우에는 양도하는 것보다는 증여하는 것이 절세에 도움이 된다는 것쯤은 상식이 된지 오래다. 그래서 양도하는 것보다는 직접 증여하는 방법을 선호한다는 것도 신문지상에 보도되기도 하였다. 납세자는 이렇게 세법의 빈틈을 찾아 매매하거나 증여하였다가 추후에 증여하거나 매매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이러한 절세의 방법을 찾아서 선택하게 하더라도 세법의 기본원칙인 실질과세의 원칙에 근거해서 실행하여야 한다. 세법을 적용할 때 납세자에게 사적 자치의 원칙에 따라 계약 등을 통해 법률관계를 자유로이 형성할 권리가 보장되어 있다. 사적자치의 원칙은 신의성실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에 따라 그 한계가 지어지므로 그 권리는 남용되어서는 안 된다. 만약에 납세자가 세금을 부당한 방법으로 회피하는 경우에는 그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남용하는 것이며,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세법에서는 조세회피 방지규정을 두고 있다.
조세회피는 납세자가 경제인의 합리적인 거래형식에 의하지 않고 우회적인 행위, 다단계적 행위 기타 비정상적인 거래형식을 취함으로써 통상적인 행위형식에 의한 것과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면서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이러한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세법에서는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둘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치는 방법으로 세법의 혜택을 부당하게 받기 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경제적 실질 내용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를 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를 한 것으로 보도록 하고 있다.
조세회피방지규정과 관련하여 형제 관계에 있는 주주가 각자의 자녀들에게 직접 주식을 증여하면 다른 증여재산가액과 합산 과세가 되어 높은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하여 다른 형제의 자녀에게 서로 증여하는 이른바 교차증여가 있었고, 과세당국에서는 같은 수의 주식을 각자의 직계후손이 아닌 서로의 조카에게 교차 증여한 것을 각자의 직계후손에게 직접 증여한 것으로 하여 증여세를 부과한 처분에 대해 다툼이 있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증여자가 자신의 직계후손에게 직접 증여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으면서도 합산과세로 인한 증여세 누진세율 등의 적용을 회피하고자 하였고, 이러한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교차증여 약정을 체결하고 직계후손이 아닌 조카 등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것은 증여세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 이외에 다른 합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점을 들어 그 실질에 맞게 재구성하여 서로 교차 증여한 것을 직접 증여로 보고 증여세를 과세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 개선과제
세무서비스시장은 인공지능의 발달로 장부작성의 대리와 세무조정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우에는 멀지 않는 날에 한계가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한 회계자료의 입력, 세무신고만을 다루는 업무만으로는 세무사가 살아남을 수가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변호사까지 세무서비스시장에 진입하고자 하고 있어 전문가로서 세무서비스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
세무서비스는 특성상 기업 관련 조세, 개인의 재산제세, 소득에 관한 조세 등으로 구분될 수 있고, 재산제세라고 하더라도 양도소득세, 상속ㆍ증여세 등으로 구분되기도 하며, 양도소득세라고 하더라도 주택의 양도, 재개발ㆍ재건축 등으로 특화되기도 할 정도로 난해하다. 사업자들의 세무를 대행해 주는 일반 세무사들은 부가가치세ㆍ소득세ㆍ법인세 분야의 경우에는 세무처리결과에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일부에서는 조세특례제한법상의 감면세액을 적용하지 않는 것을 찾아서 감면해주고 거액의 수수료를 받는 경우만 보더라도 전문가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지 아니함에 따라 그 틈새를 찾아서 다른 전문가가 찾아서 해결한 것임을 알 수가 있다.
이와 같이 세법이 난해하고, 최고세율이 높아질수록 세무사의 역할은 크게 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세무사는 세무서비스의 고급화를 통한 전문가적 역할이 절실하다. 세무서비스의 고급화를 위한 방안은 장부작성 대리 이외에 자산의 양도와 같은 유상이전, 상속·증여와 같은 무상이전에 따른 세금 문제, 지배구조의 개선, 보험대리 등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분야에서 세무사가 전문가인 것은 분명하나 그동안 고객의 요구에 따라 수행한 결과를 구두로 제공함에 따라 고객에게는 제공한 서비스에 걸맞는 합당한 수수료를 지급할 의무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여 왔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세무사회에서 발간한 “세무서비스 고급화 요령과 사례”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활용하여 보고서를 작성하여 제공함으로써 조세전문가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그에 따른 합당한 대우를 받기를 기대한다.
세무사신문 제794호(202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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