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가인] 불편한 '미처분이익잉여금' 처리법
• 분식회계의 위험성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지인께서 회사 재무제표에 이익잉여금이 과다하게 발생하여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알려달라고 하여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망설인 적이 있다. 필자가 매주 절세가인을 집필하면서 다양한 절세방안을 소개하고 있지만 이익잉여금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조세부담 없이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은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익잉여금이 발생한다는 것은 영업활동의 결과 이익이 발생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익잉여금은 배당도 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것에 대해 회계학에서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이라고 한다. 이러한 미처분이익잉여금은 영업활동의 결과에 따라 발생한 것이라면 부러워해야 할 일이지만 부득이 하게 다른 목적을 수행하는 과정에 발생한 것이라면 두고두고 불편한 일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회사가 실제보다 이익이 많이 발생하였다고 회계 처리하는 것을 분식회계라고 한다. 이 때 발생한 이익잉여금은 대차평균의 원리에 따라 가공의 매출채권, 가지급금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으로 남아 있거나 부채를 누락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회사가 분식회계를 하는 이유로는 건설회사의 경우에는 기업 신용평가 등급에 따라 수주 여부가 달라지기도 하고, 사업자금이 부족하여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기 위하여 결산서에서 이익이 발생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손실이 발생하였음에도 세무조사를 걱정하여 결산서에는 의도적으로 이익이 발생하도록 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회계처리로 자산이 과다 계상되거나 부채가 과소 계상되어 실제 자산·부채와 차이가 발생된 경우에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이를 제거할 수가 없게 된다. 이에 따라 분식회계로 인한 미처분이익잉여금의 발생과 이를 말미암아 발생 가능한 문제점 및 해결방안에 대해 정리하고자 한다.
• 이익잉여금 과다발생에 따른 문제점
재무상태표에서 자본에 표기되는 이익잉여금은 손익계산서에 보고된 손익과 다른 자본항목에서 이입된 금액의 합계액에서 주주에 대한 배당, 자본금으로의 전입 및 자본조정 항목의 상각 등으로 처분된 금액을 차감한 잔액을 말한다. 이익잉여금은 회사가 정상적인 영업에서 발생된 것이라면 예금이나 다른 현금성 자산 등으로 남아 있어서 배당의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분식회계 결과에 따라 발생된 이익잉여금은 자본의 크기가 실제보다 커지게 되고, 자본의 크기가 실제보다 크다는 것은 회사의 자산총계에서 부채총계를 차감한 금액이 실제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주식 평가액은 실제보다 크게 나타나게 된다.
분식회계의 결과 가공의 자산으로 남아 있거나 부채가 과소 계상되어 있다면 회사의 주식평가액은 크게 나타나므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선 회사를 매각하고자 협상을 진행할 때에는 부실자산이 많은 것으로 판명될 수 있어서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순자산가치를 상승시켜 주식의 가치가 높게 평가됨에 따라 가업승계, 주식의 상속이나 증여 등으로 지분이 이동할 때 그에 따른 세금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기업을 청산할 경우에도 미처분이익잉여금은 배당소득을 발생하게 하여 주주에게 누진세율 적용에 따른 종합소득세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 부담까지 가중시킬 수 있다.
• 절세방안
이익잉여금은 배당을 통하여 감소시킬 수 있다. 배당을 하는 경우에 배당금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하여 과세하게 되고, 종합소득은 초과누진세율이 적용됨에 따라 과세표준이 5억원을 초과하면 42%의 세율이 적용된다. 따라서 배당을 할 때에는 각 주주에게 적용되는 초과누진세율을 고려하여 매년 분산하여 배당하는 것이 절세에 도움이 된다. 또한 자녀에게 재산의 조기 이전을 고려한다면 조세부담의 최소를 고려한 차등배당을 활용할 수 있다. 차등배당은 예를 들어 아버지가 주식의 90%를 보유하고 있고, 자녀가 10%를 보유하고 있을 때 아버지의 배당금을 포기하고 아버지가 포기한 배당금을 자녀가 받는 방법을 말한다.
이와 같은 차등배당은 일정한 범위를 벋어나면 증여세 부담이 추가로 발생될 수 있으나 일정한 범위 내에서는 배당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 납부로 종결된다. 차등배당은 본래의 배당소득이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종합소득에 대한 세율이 높아져서 소득세 부담액이 큰 경우, 자녀에게 증여할 목적 등에 활용되기도 한다.
또한 회사에서 자기주식 취득을 통하여 이익잉여금을 처분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도 있다.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하면 양도하는 주주에게는 20%(대주주)의 단일세율로 양도소득세가 부과되고, 0.5%의 증권거래세를 부담하게 되어 절세의 방법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세법에서 정하는 평가액으로 취득가액을 정하고, 상법에서 정하는 절차와 방법에 따라 취득하지 아니하면 업무무관 가지급금으로 판명될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해 주의를 하여야 한다. 자기주식 취득방법은 회사의 경영상태의 변동 추이를 고려하여 적절하게 활용하면 절세에 효과적일 수도 있다.
김완일 세무사 (sejung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