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가인] '절세와 나눔' 두마리 토끼 잡는 '사전증여'의 지혜
• 계획 없는 상속재산 분할의 폐해
필자는 상속세와 증여세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세무사로서 관련 분야 책을 저술하고, 강의하고, 상담을 하고 있으며, 납세자에게 상속이나 증여가 발생하면 관련 세금을 신고하고 세무조사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상속세 신고와 조사 업무를 지원하는 과정에 얻은 경험에서 상속재산의 분할에 대해 나름의 철학을 가지게 되었다. 그동안 겪은 사례들을 보면 부모가 돌아가시기 전에 슬기롭게 재산분할을 한 집안에서는 대체로 분쟁이 없이 재산분할을 하고, 관련된 세금도 무난하게 납부하게 되어 상속 이후에도 상속 이전과 다름없이 화목한 가족관계를 유지하고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재산분할에 대해 사전 준비 없이 사망한 경우에는 형제자매간에 예외 없는 분쟁에 휘말리게 된다. 그동안 보아왔던 사례들을 볼 때 재산이 많은 집안에서 재산분할에 대한 사전준비도 없이 사망한 경우에는 대체로 분쟁을 겪게 되고, 더욱 심각한 것은 자녀가 많은 집안에서는 가족관계를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분쟁을 겪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분쟁은 형제자매간에는 어느 정도 협의를 통하여 조정이 가능하지만 직접 혈족관계가 아닌 사위까지 재산분할에 관여하기 시작하면 분쟁은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하게 된다. 재산분할과 관련된 분쟁을 시작으로 과거부터 쌓여왔던 앙금까지 부각되면서 평소에 망인에게 소홀하게 했던 점까지 거론하며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상처를 남기게 된다. 이에 따라 슬기롭게 상속했던 분들이 하고 있는 재산분할 전략에 대해 정리해 본다.
• 상속재산의 분할
상속재산의 분할은 망인의 배우자 또는 자녀와 같은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에 상속개시로 인하여 이들 공동상속인 사이에 망인이 남긴 재산의 공유관계를 종료시키고, 상속인별 상속분에 따른 그 배분 및 귀속을 확정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상속재산의 분할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상속재산에 있어서 상속인이 여러 사람이어야 하고, 그 상속인들이 돌아가신 분의 유언이나 상속인 간의 협의로써 상속재산 분할에 관한 제한이 없어야 한다. 이러한 재산분할은 유언으로써 상속재산의 분할방법을 정하게 되고, 유언이 없으면 협의에 의한 분할을 하게 되며, 협의가 되지 않을 때에는 가정법원의 조정 또는 심판에 의하여 분할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상속재산을 분할할 때에는 유언이 가장 우선적으로 적용되며, 그 방식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와 구수증서 등에 의하여 할 수 있다. 유언의 방식은 민법에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어서 그 방식을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이유는 유언자의 진의를 명확히 하고, 그로 인한 법적 분쟁과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므로 법정된 요건과 방식에 어긋난 유언은 그것이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합치하더라도 무효에 해당한다.
망인이 유언을 하지 않았을 때에는 공동상속인은 언제든지 그 협의에 의하여 상속재산을 분할할 수 있으며, 공동상속인간에 분할의 협의가 성립되지 않은 때에는 가정법원에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 현명한 재산상속 및 절세방안
상속재산의 분할은 유언이 우선적으로 적용되고, 유언에 의한 분할 이외에는 공동상속인은 그 협의에 의하여 상속재산을 분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유언을 하지 않았을 때에는 생존 배우자와 자녀들 사이에 슬기롭게 재산분할을 할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상속세 과세제도는 각 상속인별로 받은 상속재산가액을 기준으로 상속인 별로 과세하는 유산취득세형으로 과세하지 않고, 돌아가신 분을 기준으로 상속세과세표준과 세액을 산정한 다음 상속인별로 상속세를 배분하는 유산세형을 채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과세방법에 따라 상속재산을 분배할 때 상속인 사이에 서로 많은 재산을 차지하려고 싸우게 되고, 상속세를 납부할 때에는 상속세를 서로 덜 내기 위해 또 다시 싸우게 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현명한 부모들은 자신의 건강상태와 재산상태 등을 고려하여 생전에 증여를 통하여 자녀들이 자립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해 주고, 나머지 잔여재산은 유언을 통하여 재산을 분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증여재산가액은 10년간 합산하여 증여세를 과세하고,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증여한 재산가액은 상속재산가액에 합산하여 과세하는 점을 고려하여 미리 계획을 세워 증여를 실행하는 것이 절세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상속재산이 많아 상속세 과세표준이 10억원 이상 되어 40~50%의 상속세율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공익법인 등에 기부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왜냐하면 종교ㆍ자선ㆍ학술 관련 사업 등 공익법인 등에 기부한 재산가액은 상속세과세가액에 포함하지 아니하므로 기부 재산가액의 40~50%는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아서 기부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되므로 이를 활용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따라서 사전증여를 통한 합리적인 재산분할은 절세에도 도움이 되고, 공익법인 등에 출연하는 것은 절세의 효과를 본인의 의지가 담긴 나눔의 실천으로 연결될 수 있어 더욱 보람이 있을 것이다.
김완일 세무사 (sejung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