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세무사)을 비롯한 후배 세무사들이 최고의 전문가로 대접받는 게 꿈”
‘상속‧증여세 대가, 명강사, 명저자’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김완일 전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세무법인 가나 대표)이 5천여 세무사 회원들의 큰 머슴인 서울세무사회장직에 도전장을 던졌다. 서울세무사회장 선거는 6월에 치러진다.
그는 무엇보다 세무사들이 최고의 세금전문가로서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을 꿈꾼다. 세무학회, 세법학회, 조세연구포럼, 지방세학회 등 부회장 직함만 수두룩하다. 연구하는 전문가로 자처하면서 세무사들의 영역확대는 물론 전문가로서의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한국세무사회 선출직 부회장도 연거푸 지냈다. 말 그대로 2인자로서 학회나 세무사회의 발전을 위해 묵묵히 뒤에서 조력하는 빛나지 않는 ‘싱크탱크’로만 살아왔다. 빛나지는 않지만 나 하나만이라도 힘을 보태 딸(세무사)을 비롯한 후배 세무사들이 최고의 전문가로서 대접받는 그 날을 꿈꾸면서다.
‘만연 부회장’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릴 것만 같던 그가 다가오는 5600여 회원을 보유한 서울세무사회장직에 도전장을 던진 이유가 무엇일까. 세정일보가 만나봤다.
♡세무사들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인 것 같다. 최대 회원을 보유한 서울세무사회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마음먹은 이유는?
=그동안 서울회에는 정은선 전 회장님과 송춘달 전 회장님 시절에 연수이사와 연구이사를 하면서 회직을 시작하였고, 본회에서는 조용근 전 회장님 때 연구이사를 하면서 세무사제도 개선과 불합리한 세법을 개정하는 경험을 얻게 되었습니다. 특히 세법 관련 학회에 참석하여 세법을 연구하면서 부가가치세 실무, 비상장주식평가실무, 상속‧증여세 실무편람이라는 책을 출간하여 회원들에게 강의도 하여 회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본회 부회장을 하면서 미래의 세무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를 체험하고, 국회 방문도 많이 하였으며, 변호사의 세무사 자동자격을 폐지하는 세무사법이 개정될 때 국회에서 의원들을 설득한 경험도 있습니다. 그동안 세무사제도와 세법을 연구한 경험을 살려 서울 회원들에게 봉사해서 격조 높은 세무사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먼저 국회에 계류 중인 세무사법 개정안의 통과가 난망한 상황이라는 전망이다. 개정안 통과를 위해 역할이나 좋은 방안이 있다면?
=그동안 원경희 본회 회장님, 정구정 전 회장님과 함께 국회를 방문하여 세무사법 개정을 위한 지원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상정하지 않으려고 하였던 것을 회장단들이 설득하여 상정하였으나 대법원과 법무부가 반대한다고 법사위원장이 보류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동안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회계학에 대한 검증도 없는 변호사가 장부작성과 성실신고확인을 하면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설득하는 입법 활동을 해왔습니다. 이번 국회의 마지막 회기는 5월에 있을 예정이므로 본회에서는 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에 앞서 세무사의 역할과 활동내용을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회계학 공부도 하지 않는 변호사에게 장부작성을 맡기는 것은 그 피해가 고스란히 납세자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세무사들의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구체적인 복안이 있으신지? 정책적인 면과 실무적인 면에서 구상을 밝혀주시면?
=회원들에게 납세환경의 변화에 대해 제대로 알리기 운동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각종 자료의 수집과 회계처리에 대해서는 과세당국이나 세무사가 쉽게 수집할 수 있어 과거처럼 회계처리에 집중하다가 보면 어느 사이에 세무사가 설 자리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젊은 세무사들은 종업원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회계자료의 수집과 정리, 결산 그리고 신고에 이르기까지 직접 관리하고, 회계처리 이외에 기업의 가치증대를 위한 절세전략, 기업의 회계정책 등에 대해 세무사가 깊숙이 관여하여 세무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고, 차별화된 고가의 수수료를 청구하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종사 직원을 활용해서 저가 기장을 하던 관행으로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가의 수수료를 전제로 회계업무 아웃소싱을 하고, 절세 컨설팅을 수행하여 고객의 재산권을 보호해야 하고, 그리고 보험대리를 하여 세무사의 수익모델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보험대리는 그동안 보험설계사들이 수수료에 눈이 멀어 불완전판매를 하여 거래처에 피해를 준 사례도 많이 보아왔습니다. 세무사는 고객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주어야 하고, 고객에게 꼭 필요한 보험상품을 설계하면 고객에게도 도움을 주고, 세무사는 보험대리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절세컨설팅과 보험대리를 해본 경험있는 세무사가 앞장서서 회원들의 먹거리를 창출한다면 세무사제도는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평소 국세행정이 세무대리인을 배제하고 국세청이 모든 서비스를 다하면 세무사들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오신 것으로 안다. 현재의 상황과 세무대리인과 국세청과의 관계와 역할은 어떻게 발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그동안 국세청은 납세자가 세무사의 도움 없이도 각종 세목에 대한 세무신고를 할 수 있도록 미리채움 서비스를 확대하여 왔고, 상속‧증여재산의 평가, 연말정산 서비스와 신고·납부·송달 등 세정서비스의 모바일 전환 확대와 ARS 신고 등의 간편 신고방식 및 법인세 공제·감면에 대한 자기검증서비스까지 확대해 납세자가 세무사의 도움 없이도 쉽고 정확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가 시작된 이상 국세청은 과거로 되돌리는 것은 시대적인 흐름으로 보아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세무사만 살겠다고 시대적 흐름에 대해 역행하자고 할 수도 없습니다. 세무사가 의지할 곳이라고는 납세자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무사는 납세자들에게 불합리하거나 불편한 제도의 개선을 통해 납세자를 편리하고 공정하게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납세자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세무사신문의 독자를 일반 국민에게 확대하여 조세에 대한 불합리한 면, 억울하게 과세 받은 내용 등을 수집하고 이를 시정하여 납세자를 세무사의 우군을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선대 회장들 중에는 ‘지방회장은 예산과 인사권이 없어 무늬만 지방회장’이라는 말을 자주합니다. 지방회장의 역할확대 방안이 있다면?
=현행 시스템으로는 지방회가 예산을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서 지방회의 자율적인 발전을 저해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본회는 대외적인 업무를 하고 교육은 원칙적으로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방회에서는 자체적으로 교육을 시행하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전국적인 차원에서 동영상 강의를 주관으로 하고 있습니다.
서울회의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교육을 수행할 수 있으므로 세무사들에게 서비스의 고급화, 세무컨설팅 및 보험대리와 관련된 강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서 수준 높은 세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사권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므로 본회와 상의해서 세무사회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간 서울회장은 본회장을 보좌하기보다는 ‘자기 정치’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본회장과 서울회장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세무사회는 7개의 지방회로 구성되어 있지만 서울회는 인원을 기준으로 보면 전체 회원의 절반에 가까운 43.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절반에 가까운 지분을 차지하는 지방회이니만큼 그 역할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현행 제도는 지방회의 독립을 허용하지 않고 있으므로 본회를 중심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본회를 중심으로 세무사회가 일치단결하여야 하고, 특히 요즘처럼 힘겹게 세무사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을 때 서울에 있는 회원들이 힘을 보태서 세무사회가 바라는 방향으로 개정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정립되어야 할 것이고, 현행 제도하에서 지방회가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분야는 교육이므로 본회장에도 지방회가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자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회원들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 이 사태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과 회원 사무실 방문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선거운동은 어떻게 할 생각이신지?
=세무사들에게는 상반기가 대단히 중요한 시기이고, 어려운 시기에 국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므로 회원 사무소가 건강해야 국가의 재원 확보에도 차질이 없을 것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하고 있는 시점에 회원 사무실을 방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회원들에게 세무사의 격을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정리하여 회원들의 업무 편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일부 회원들 사이에서는 김 전 세무사회 부회장께서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자 도전자가 없을 수도 있다면서 '무투표 당선' 가능성도 전망하는데 회원들의 분위기는 어떤지?
=그동안 회원들에게 회직 활동을 하면서 봉사를 해왔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제가 해왔던 일은 전문지식의 제공, 컨설팅 방안의 제공 등을 통하여 세무사의 격을 높이는 일을 해왔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제가 특화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처럼 세무서비스시장이 어려워지는 때일수록 저와 같이 전문가로서 특화된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회원들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합니다.
♡좀 이른 질문이긴 하지만 손을 맞잡을 런닝메이트 부회장은 어떤 인물이 될지 귀띔해 주신다면?
=저는 회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최근에 개업한 세무사들은 안정적으로 세무사업을 수행하려면 기간이 많이 걸릴 것이고, 기존의 시장도 과당경쟁을 하게 될 것이므로 많은 거래처를 확보하지 않더라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서비스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회원들을 위해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을 부회장으로 하여 회원들을 돕고자 합니다.
♡끝으로 김완일 어떤 사람인지 자랑 한번 해주시죠?
=저는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늘 다른 사람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자랑을 거의 해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우리 가족들 앞에서는 자주 자랑을 합니다. 그래서 자랑을 하지 않는 것이 저의 자랑입니다. 저는 서울회 연수이사와 연구이사를 시작으로 회직을 맡아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원들의 실상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이제 서울회에서 회원들에게 봉사하고자 하오니 총회에 꼭 참석해서 투표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 2016년 3월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0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김완일 세무사가 대통령 표창을 받고 있다. |
김영기 기자 sejungilbo33@naver.com